한 달 일하고 119개월치 '몰아내기'… 외국인 국민연금 추납, 제도 구멍 뚫렸나
시사·경제 전문 블로거 현우입니다. 국민연금 ‘추후납부(추납)’ 제도를 악용해 단 한 달만 일하고 10년 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 평생 연금을 타가는 외국인 사례가 확인됐다는 소식, 저도 기사 보자마자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 싶더군요.
대체 어떻게 한 달 만에 10년 치를 채우나요?
추납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1개월 가입 + 119개월 일시납’ 구조가 핵심입니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와 한국경제 보도 등에 따르면 최근 F-2, F-4, F-5, F-6 비자 등을 가진 외국인, 특히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추납 신청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인 A씨입니다. H-2 비자로 입국해 국내 사업장에서 단 1개월만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60세가 되었습니다. 당초라면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었지만, 연금 수령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 최대 한도인 119개월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부했습니다. 그 결과 가입 기간 120개월(10년)을 채워 현재 매달 노령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왜 이런 ‘꼼수’가 가능한 건가요?
당초 실직·폐업·경력단절 내국인의 노후 보장을 위해 만든 제도가 외국인에게 다르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추후납부 제도는 1999년 도입돼 2016년 11월부터 무소득 배우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적용제외 기간’까지 확대됐습니다. 현재 최대 119개월까지 추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외국인도 과거 추납 대상 기간이 있고, 해당 기간에 외국인 등록이 돼 있었다면 10년 미만 범위에서 추납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국민연금법 제126조는 외국인이 임의가입자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외국인이 ‘무소득 배우자였던 적용제외 기간’을 추납할 수 있어 법리적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공단 내부에서조차 나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어떤 사례들이 확인됐나요?
건설 일용직 1개월, 반환일시금 수령 후 재입국해 기간 합산 등 치밀한 설계가 이뤄집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나온 사례들을 보면 그 수법이 구체적입니다. 중국인 B씨는 건설 일용직으로 1개월 가입 뒤 출국해 반환일시금을 받았습니다. 이후 다시 입국해 1개월을 추가 가입하고 임의계속가입 1개월을 더했습니다. 여기에 기존에 받은 반환일시금을 반납하고 119개월을 추납해 총 가입 기간을 121개월로 만들었습니다. 영주 체류자격인 F-5 비자를 가진 중국인 C씨는 9개월 가입 뒤 반환일시금 수령이 불가능해지자 128개월치를 추납한 뒤 조기노령연금을 청구, 현재는 중국에 거주하며 연금을 수령 중입니다. 이들은 모두 최소 가입 기간 10년(120개월) 요건을 추납으로 단숨에 충족시킨 셈입니다.
제도 악용, 무엇이 문제인가요?
자격 검증의 어려움, 해외 거주 수급자 사후관리 구멍, 내국인과의 형평성 논란이 3대 쟁점입니다.
첫째, 자격 검증 한계입니다. 외국인의 과거 체류자격, 배우자 가입 이력, 무소득 배우자 여부 등을 국내 공적 자료만으로 정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국가마다 가족관계·혼인 증빙서류 양식이 다르고 서류 위조 가능성까지 있어 일선 창구에서 진위를 가리기 쉽지 않습니다. 둘째, 해외 거주 수급자 관리 부실입니다. 수급자가 해외에서 사망할 경우 이를 제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사망 사실 확인이 늦어지면 노령연금이 계속 지급되거나 유족연금 지급 관리에 구멍이 생깁니다. 셋째, 내국인 역차별·형평성입니다. 추납 제도는 본래 실직, 폐업, 결혼, 출산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한 국내 가입자의 연금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그런데 단기 가입 외국인이 과거 체류 기간을 활용해 거액을 한꺼번에 내고 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것은 제도 본래 목적과 거리가 멉니다.
정부는 어떤 대책을 내놓을까요?
보건복지부가 ‘실거주 기간·실제 납부 기간’ 확인 등 악용 방지 대책을 검토 중입니다.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과 관계자는 연합뉴스TV 등을 통해 “외국인 추납 문제와 관련해 오해가 없도록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금당국은 실거주 기간이나 실제 납부 기간을 따져보는 등 악용을 막기 위한 대책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책브리핑 보도설명자료에서도 이 같은 제도 개선 검토 방침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입법 예고나 시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국민연금, 이대로 괜찮을까요?
기금 지속가능성과 제도 신뢰를 지키기 위한 정비가 시급해 보입니다.
공단 일선 현장에서는 반납과 추납 제도를 활용해 가입 기간 120개월을 채우는 외국인 사례가 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와 기금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외국인의 추납 및 수급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내국인은 평생 납부해도 수급 요건 채우기 버거운 마당에, 단기 체류 외국인이 ‘한 방’으로 평생 연금권을 확보하는 구조를 방치하면 제도 근간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정부가 발표할 개선안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이번 이슈, 단순히 외국인 몇 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연금 제도의 설계 오류와 운영 허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사·경제 블로거 현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