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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맨들, 점심 두 시간이 사치가 된 이유

여의도 증권맨들, 점심 두 시간이 사치가 된 이유

일상·사회 전문 블로거 수연입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점심시간이 ‘사치’라는 말이 나온 지 꽤 됐지만, 올해는 유독 더 체감되는 것 같아요.

**“아까까지만 해도 급등하더니 또 뒤집혔네요. 이러니 밥이 넘어가겠습니까.” **

연합인포맥스 보도에 따르면 요즘 여의도 증권맨들에게 점심 두 시간은 말 그대로 사치입니다. 식후 차트를 켜 보면 오전장의 상승분을 그대로 뱉어내거나, 급락했던 지수가 오후 들어 ‘황말올(급락한 주가를 황당할 정도로 말아 올린다는 은어)’에 성공해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일이 부지기수라죠.

사상 최다 사이드카, 2008년 금융위기 넘었다

한국거래소 집계 결과 올 들어 코스피에 걸린 사이드카만 총 49회(매수 24회·매도 25회)에 달합니다. 코스닥 32회(매수 18회·매도 14회)를 합치면 양대 시장 81회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 45회를 갑절 가까이 웃도는 사상 최다 기록입니다. 특히 7월 15회, 8월 6회로 최근 두 달에 집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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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투자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는 “잠깐 방심하면 지수가 크게 올라가거나 빠져 있을 때가 많다”며 “식사 중에도 휴대전화로 차트를 수시로 확인한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장 개장 뒤 중국장이 열리면서 각 시장 분위기가 국내 증시에 전파되고, 장중 새로운 변수가 유입되는 가운데 수급 기반은 취약해 이슈 하나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설명입니다.

운용사들도 “피로감 역대급”… 넥스트레이드 여파도

자산운용사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운용 대표는 “변동성이 심해지면 펀드매니저들은 너무 피곤하다”며 “과거엔 기업 실적 개선을 예측해 투자하면 대부분 맞았지만, 지금은 반도체 양대 종목에 대한 지수 의존도가 훨씬 커졌고 대형 ETF 편·출입에 따라 주가가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오르내린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넥스트레이드 운영 이후 트레이더들이 집중해야 하는 거래시간이 더 길어졌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신 대표는 “근무 강도가 세진 만큼 식사 때만큼은 머리를 식히는 시간”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안형진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대표 역시 “시장 급등락 폭이 크면 매수·매도 종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요즘 장은 이런 상황의 반복”이라며 “종목별 움직임이 뚜렷하게 갈리지 않아 롱숏 운용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원인은 복합적… 미국 장 대응·ETF 종가 매매·단타 성향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몇 가지 배경을 짚었습니다. 첫째, 한국 반도체주가 세계 투자시장의 강한 신호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그날 밤 열릴 미국 시장의 움직임을 미리 점검하며 장중 포지션을 미리 바꿔놓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둘째, ETF 시장이 커지면서 순자산가치(NAV) 재산출을 위한 매매가 종가에 몰리고, 이를 선제 반영하려는 움직임까지 더해져 외국인 매매 방향이 장 막판 급하게 바뀝니다. 셋째, 대형주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매매 호흡도 짧아져 단기 매매와 역발상 매매가 활발해지며 변동성을 다시 자극한다는 분석입니다.

200억 원 슈퍼개미도 “역대 최고 난도”… 큰손까지 단타 참전

잔뼈 굵은 슈퍼개미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200억 원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한 전업 투자자는 “올해는 역대 최고의 난도로 체감된다”며 “평균으로는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자산이 하루에 10%씩 불었다 줄었다 하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 주식시장은 자산가 투자자들도 그간의 투자 노하우를 버리고 처음부터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산가들은 주문 규모가 커서 단타를 하기 어려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크게 불어나면서 그간 단타를 꺼리던 큰손들까지 뛰어들었다는 전언입니다.

여의도 점심 풍경, 예전 같지 않습니다

사이드카 81회라는 숫자만 봐도 올해 장세가 얼마나 요동쳤는지 가늠됩니다. 점심시간에 차트를 들여다보는 손길이 바빠진 건 비단 증권맨들만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변동성 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그 속에서 각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수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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